<Me, After you> 사나다*아라키, 사나다*미유키 / 28p 예상 / 2500원 / 다이아몬드 에이스 온리전 이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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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관찰이다. 아라키를 오래 안 것이 아니기도 하고, 설령 오래 알았대도 이것저것 캐물을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기에 아라키에 대한 느낌을 덧입혀 가면서 새로운 면모를 속속들이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면모라고 해 봐야 누군가에게 나눌 이야깃거리조차 아닌 사소한 것들이지만 아무리 물어봐야 얻어내는 것이 별로 없던 터라 직접 보고 찾아내는 것은 아무리 작은 것이어도 좋다. 그가 좀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겪어봐서 안다.
반면에 아라키는 공공연하게 알려진 것에서부터 자신이 스스로 알려준 것 까지 꽤나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며, 기억하고 있는 듯 하다. 어쩌면 갑작스러운 부상소식에 놀라지 않았던 것은 역시나 미리 알고 있었던 탓 일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하며 턱을 긁적인다. 사실여부와는 관계없이 아라키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훈련도 없이 휴식중인 겨울은 어때? 지낼만하니?”
“어하하. 아, 그게 말이죠…. 네.”
종종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게으름 피우려고 시도를 할 때조차 거짓말은 금방 들키고 마는 터라 어쭙잖은 말 지어내기를 금방 포기한 사나다가 웃음 뒤에 바로 이어 대답을 단다. 우선은 평소보다 많은 시간을 잘 수 있고 운동장에 나가는 날도 가볍게 걸어 다니며 공을 줍는 정도의 운동밖에 하지 않는다. 추위를 피해 난로 옆에 앉아서 기록지를 구경하는 일도 있다. 오른팔을 다쳤으니 연필조차 잡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구경이 끝이다. 고작 사흘 지난 것이지만 항상 바쁘던 날들에 비해 하지 않은 것이 많다. 근간의 자신이 어땠는지를 하나하나 손꼽아가며 말하던 사나다가 아차 하며 말을 멈춘다. 너무 즐겁게 얘길 하고 말았다. 까만 속내가 하얗게 드러났다.
“생각보다 모범적인 학생은 아닌걸.”
“한 마리 야생마와 같다랄까.”
이 까지 드러내며 씩 웃는 것이 이번에는 반이 아니라 온전한 농담인 듯 하나 오히려 거침없이 웃는 낯이다. 한 소리 할 것 같이 입을 뗀 아라키를 주시하면서 계속 거치적거리던 유니폼을 쥐고 끌어내렸다. 덕분에 겨울에 가까운 계절 치고는 조금 추워 보이는 맨살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야……. 미안.”
“마음 쓸 정도는 아냐.”
미안할 일 전혀 없다고 한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마음이 놓일 리는 없으니 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 괜찮다는 의사표시로 그를 달래고 여전히 물을 뿜어대고 있던 수도꼭지를 잠갔다. 사실 그를 쳐다볼 생각까진 없었는데 바로 옆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고개가 돌았다. 그는 약간 고민스런 얼굴을 하고 올려다보는가 싶더니 이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어둔 건 많고 대답을 얻은 건 적어서 대체 어떤 것에 대한 긍정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정황상 방금 전의 일에 대한 것이리라 추측하고 넘기려는데 수건과 유니폼이 함께 잡아당겨지면서 몸이 기울었다. 미유키가 잡아챘다.
“그 채로 버스탈거냐?”
“응. 별 수 없지. 여분은 더 없거든.”
그게 마지막이었다. 원정 다닐 때 짐이 무거우면 여러모로 불편하다. 바지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마당에 상의만 호화롭게 세 벌일 리는 없다. 어깨를 으쓱 할 것을 예상한 건지 미유키는 연신 턱을 매만지며 꺼내려는 말이 있는 사람처럼 시간을 끈다.
사실 그는 망설이거나 조심스럽기보다는 과감하고 담대한 쪽에 가깝다. 머리회전이 빠른 덕인지 그 행동에 그다지 나쁜 결과가 따르지도 않는 것 같다. 해서 이렇게 지체 하는 게 단연 그 답지 않다. 고 많이들 생각할 텐데 근간 내가 본 미유키 카즈야는 꽤나 이런 식이다.
“어차피 바로 이동은 아니라고 들었으니, 말리고 가거나….”
“말리거나?”
“이너라면 내거라도 입고 가는 편이 좋겠다.”
“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자의식 과잉이 아니며 단지 일전에 나와의 사이에서 있었던 작은 해프닝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