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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2시간..ㅋ 짧다

사나다 슌페이x미유키 카즈야

 

 

 

그래서 그 미유키가 사나다를 끌고 가서 때렸다 이 말이야?’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풍문과 와전이라는 것은 당사자가 나서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리는 것이다. 대체 어디서부터 해명해야 할지 모르는 이야기들이 지나갈 때 마다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 내리니 매우 곤란하다. 이거, 이래서야 이 학교는 이제 졸업해야 하겠는 걸. 확실히 그 말처럼 같이 움직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선 끌고 갔다는 것이 틀렸고, 주어도 틀렸고, 때린 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니 전부 아니네. 거기다가 미유키로 말할 것 같으면 이제 말 상대도 제대로 하지 않으려고 하고. 팔짱을 끼고 펜스 너머로 쪼그리고 앉은 뒷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그 날의 오렌지향 선크림이 코끝에서 솔솔 피어오르는 듯 하다. 그때, 그 날. 무더운 날. 선크림이 땀이랑 섞여서 흘러내린다면서 팔로 연신 닦아내던 미유키에게서 나던 냄새. 전부 닦여버릴 것 같아서 팔을 잡아챘더니 덥다고 우악스럽게 떨쳐 내버린 탓에 결국 그들은 바닥으로 또옥또옥 떨어져 내렸다. 추첨회장에 도착한 직후였다.

. 마스크를 벗고 어깨로 턱에 고인 땀방울을 문지르던 미유키가 뒤를 돌아본다. 나른한 얼굴이 그때랑 비슷하다. 그러니까 그 다음에는 그들이 말한 것처럼 조금 후미진 곳으로 가기는 했다. 반쯤 기운이 빠진 미유키를 데리고-까지는, 그들이 알고 있는 바와 비슷하다. 거기서부터는 그들의 판타지와 조금 다르다. 누구로부터인가 선물 받은 선크림을 손바닥에 주욱 짜고, 그것을 무자비하게 미유키의 얼굴에 문질렀고 그때 그는 정말로 불 같이 화를 냈다. 확실한 것 하나로, 오렌지향은 금방 머스크향에 섞여들었다. 완전한 아저씨 냄새라고 해야 하나. 결과적으로는 그들이 말했던 것처럼 한 대 맞기는 했다.

재현 됐을 리 없는 가짜 냄새를 맡으면서 초점 없이 그쪽을 쳐다보고 있었더니 미유키는 이쪽을 쳐다보는 듯 하다가 앓는 것 같은 표정을 하고, 마스크를 옆구리에 낀다. 이제 슬슬 돌아갈까. 그 전에도, 그 후에도 그랬지만 매번 달가워하지 않는 얼굴이라서 인사는 하지 않고 가는 편이 좋다.

.”

설마하니 나를 부르는 것은 아닐 테고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보니까 그래 너.’하는 얼굴로 턱짓을 한다. 웬일이래.

우리 애들 볼라면 너 영업비밀이나 하나 놓고 가.”

영업비밀. 없는데.”

구라까지 말고!”

진짜로.”

딱히 다른 투수에 비해 그립으로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알려주고 싶어도 딱히 알려줄 게 없다. , 하나 있나.

각을 살릴 때는 손목을 포기하는 것. 인가?”

그딴 거 말고!”

미유키는 금방 포기하는 것 같이 고개를 젓는다. 그렇지만 영업비밀이라고 할 만큼 체계적으로 구상하지도 않는 편이니까. 투구 할 때마다 케이스바이케이스. 골똘히, 그의 말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옆구리에 끼고 있던 미트로 툭 어깨를 친다.

잘못하면 종합병원이겠네. 몸 좀 사려.”

웬일로의 위로다. 미유키 카즈야는 꽤나 더, 치밀한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 온 몸을 불사르는 것을 지지한다기보다는 그래도 이기는게 좋으니까. 영리하게, 아슬아슬한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타입으로 보였는데-

그래야 내가 잘 치지.”

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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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미유] 오보 :: 2014. 5. 29. 02:14 2D

프로선수AU (뭔가 덜 쓴것이지만..이어질지는..ㅠ)

사나다 슌페이x아라키 이치로

 

 

 

매끄럽지 않은 호흡이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 하는 것을 뒤늦게 눈치 챈, 멀게 내야를 보고 있던 사나다의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다. 사선으로 야구장 전경을 훑던 사나다의 눈동자가 멈춘 것은 청색 이어폰을 귀에 꽂고 러닝을 하던 아라키와 눈이 맞고 나서다. 평소의 가벼운 표정과는 다르게 꽤나 지친 얼굴로, 흐르는 땀도 닦지 않고 달리던 그가, 자신을 쳐다볼 줄은 몰랐던 것인지 팔짱을 끼고 펜스에 기대어 그라운드 안을 바라보던 사나다의 팔이 삐끗 미끌렸다. 앞으로 쏟아질 뻔 한 몸을 겨우 가누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 아라키가 웃었다. 웃을 리가 없는데. 아라키는, 적어도 사나다에게는 웃을 수가 없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전날 9회 말 원 아웃. 막 입단한 신인답지 않게 난공불락의 강렬한 모습을 보여 왔던 사나다 슌페이의 첫 번째 블론세이브는, 역시나, 그의 첫 보크 순간과 함께 찾아왔다. 그것은 아홉수에 걸려 네 경기나 승이 없던 대 선배의 열 번째 승리를 날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아라키의 웃는 얼굴에 전 날의 일이 떠오른다. 팀이 이기기는 했지만. 그 아홉수라는 대단한 마법에 자신이 숟가락을 얹은 것을 생각하니, 밀려오는 뻘쭘함에 푸푸 마른세수를 했다. 그대로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고개를 들었는데 그때까지도 아라키는 사나다로부터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게다가 뙤약볕 아래에서 멈춰선 채다. 끝나가는 여름, 이글이글 타는 태양이 엄청난 열을 쏟아내는 그 아래에 서서 고글을 끼고, 허리춤에는 손을 얹어서, 아무 말도 건네지 않고 사나다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이다. 푹 젖은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에 맺혀있던 땀방울이 또옥, 인조잔디에 떨어지는 것 까지 지켜보았던 사나다의 혓바닥이 제 입술을 훑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선방한 것 같구나.”

그리하여 먼저 입을 연 것은 아라키 쪽이다. 아라키 이치로의 경우는, 아마도, 앞으로 많은 해를 사나다와 함께하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오랜 시간 프로에 몸담아왔기에 어제의 일에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이다. 그리하여 소중한 승리를 날렸다는 이유와,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이유가 오히려 사나다를 꽤나 압박하고 있다. 그래서 사나다는 농담조의 말에도 신통한 대답을 내놓기 어렵다. 곤란하다는 듯 눈썹을 휘고 하하 웃음소리를 내면서, 볼을 긁적일 뿐이다. 선방 할 거면 조금만 더 버텼으면 좋았을 것을.

나는 첫 등판 때 만루 홈런도 맞아봤거든. 그러니까-.”

그의 말이 완벽하게 맺어질 수 없게 된 것은 내야로부터 날아온 홈런 때문이다. 뒤늦은 배팅연습에 공이 사나다의 머리 위로 넘어가고, 아라키는 그에 하던 말을 멈추었다. 두 사람의 고개가 같이 하늘을 향했다가, 펜스 너머로 사라진 공을 쫓은 것이다. 그리고 넘어가는 듯 젖혔던 사나다의 몸이 그라운드 쪽을 향하고, 다시 눈이 맞았다. 아라키는 더 이상 말을 이을 생각은 없는지 푸 숨을 내뱉으면서 웃었다. 허리에 얹혀있던 오른손이 붕 허공을 가른 다음 팔랑팔랑 움직인다. 해서 사나다의 눈은 그의 얼굴이 아니라 손끝을 맹렬하게 쫓았다. 그는, 물론 멀끔한 외모의 소유자였지만 사나다에게는 그의 손 움직임이, 얼굴보다 더욱 강렬하게 눈길을 끌었다. 항상 그 손은 묘하게 사나다를 홀리곤 했다. 처음 들어온 순간부터, 아니 사실은 그보다도 이전에 사나다는 그것을 알아채고 있었다. 여자 관객의 짧은 치마에도, 하얀 블라우스에도 흥미를 느낀 적이 있지만 아라키의 움직임은 그보다도 강렬하게 사나다의 시선을 죄어왔다. 도통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 곱지도, 매력 있지도 않은 투박한 손일 뿐 인데도 말이다

어렵다면, 내 비법 정도는 가르쳐 줄 수 있어.”

말을 잊은 듯 했던 아라키가 고글을 벗으면서 말을 이었다. 내내 가려있던 눈이 따가운 햇살 때문인지 잔뜩 찌푸려졌다. 그러나 그의 눈매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벙어리처럼 입을 닫고 있던 사나다가 눈을 껌뻑껌뻑 하면서, 대뜸,

둘이서요?”

라고 할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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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디자인은 약간 수정 될 수도 있습니다 T.T)/

<Me, After you> 사나다*아라키, 사나다*미유키 / 28p 예상 / 2500원 / 다이아몬드 에이스 온리전 이4a

상기 규격으로 나오는 책에 대해 수량조사 합니다. 

덧글의 비밀글 기능을 이용하여 권 수를 적어 주세요!

+) 각각이 아니라 한권짜리입니다 혼란스러우셨다면 죄송합니다<(_ _)>  ㅠㅠ

+) 댓글 막힌 것 알려주신 분 고맙습니다 ^///^ 이제 열렸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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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이것저것 물어보게 된다 ㅋㅋ

으아아ㅏ 앞을 고치기 귀찮아서 일단 쓰던 것만 좀 손보는 중.

역시 현지인에게 묻는게 편하다 ^~^)b 놀러갈게 꼭 히히~

사실 7에 아라키감독의 이야기를 조금 쓰려다가 지웠다

왜?

그냥.......

근데 지우고 지금걸 바로 올리자니 되게.. 시간을 달린다

이게 토막토막 올리다보니 나중에 이어놓고 보면 완전 멘붕할듯ㅋㅋ

트윗퀄리리

 

오랜만에 책 열어봤는데도 여전히 잘생긴 사나다^^

 

+

7번 글에 스포의 내용이 있어서 비공개 걸었다

정발되면 풀 예정.

비밀번호는 [yakusi○○] ○에 들어갈 숫자 두개는 사나다의 등 배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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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게도.

이변은 없었고.”

라이치의 호쾌한 타격으로 7회 콜드까지 얻어내고 부랴부랴 야구장을 나서자마자 찾아낸 대진표의 王谷에는 사선이 관통해 있다. 사나다는 애꿎은 종이를 손가락으로 톡톡 쳐 본다. 그런다고 경기결과가 뒤집힐 리 만무하기에 그의 손길에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사실 그는 지금 꽤나 복잡하다. 세이도의 준결승 진출이 반가운 마음 반, 오우야의 탈락이 아쉬운 마음 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나다는 고민에 빠졌다. 패장에게 연락할 수 있는 타이밍은 언제인가는 차치하고라도 수단이 문제였다. 쇼트메일이 좋을지 원래대로 메일이 좋을지. 혹은 전화가 좋을 것인지. 사나다는 그 숫자들을 머리에 떠올리면서 턱을 쓸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로부터 번호를 받아낸 것은 뜻밖의 행운이지만 또한 문자로 하렴.’하는, 쇼트메일에 대한 암시는 또한 그를 헷갈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라키감독이 저에게 거리를 두는 것인지, 아니면 호의인지 영 헷갈리고 있다 이 말이다. 그것이 궁금할 만큼, 불과 며칠사이 아라키감독에 대한 사나다의 마음은 급변했다. 아라키의 여유로운 대처가 가장 큰 동인動因이었다. 오우야의 패배에서 아라키감독의 휴대폰 번호까지 생각이 흐른 것을 깨달은 사나다가 손을 멈췄다. 문득 태평하게 남의 경기 결과를 보며 시답잖은 생각이나 하고 있다는 것을 막 알아챈 참이다. 허나 그가 그것을 알아챈다고 한들 또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앞으로 있을 경기에 대한 염려 따위의 것은 애초에 그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시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다, 아라키 이치로.

사나다선~~”

하얀 종이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리자마자 가득 찬 것은 한참이나 아래에서 미간에 힘을 주고 있는 까무잡잡한 라이치였다. 그는 여전히 활력 넘치는 후배에 대꾸도 하지 않고 눈길만 건넸다. 그러나 역시, 사나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라이치도 내일 오전 연습은 오프래요.’라는 짤막한 말을 던지고 주먹으로 옆구리를 툭 쳤다. 도통 정상적인 대화라고는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라이치의 말 한방에 사방팔방으로 가지 치던 사나다의 생각이 멈췄다. 그렇지만 끄덕이든 대답을 하든, 어떠한 리액션을 취해야 하는 사나다도 그와 마찬가지로 얼굴께 있던 손으로 그의 볼을 쭉 잡아당기는 것이 전부다.

오후에는 가벼운 러닝 정도만 한다는 것 같던데요?”

.”

왜요.”

집에 가.”

 

*

 

뜨악 하는 얼굴로 쳐다보던 라이치의 이마에 딱밤을 선물하고, 바삐 짐을 챙겨 모노레일을 탈 생각이었다. 곧장 내달린다 해도 메이지 진구 제 2구장까지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 리는 만무했지만 그는 이런저런 계산에는 무척 취약했다. 더욱이 마음 내키는 대로.’가 그의 생활 신조였기에 그는 별다른 고민을 하지는 않았다. 토도로키 라이치에게 허리춤을 잡히기 전 까지는.

양껏 먹으라는 말에 이미 충분하다는 대답을 하자, 아들과 나란히 그릇에 입을 대고 국물을 들이키던 토도로키감독이 눈썹을 들썩였다. 큰맘 먹었다는 것이 라면가게인 것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운드 위에서도 호쾌하던 사나다의 마음이 찝찝해지기 시작한 것은 4강 확정팀에 대한 소식이 뉴스에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붙잡히고 나니 만날 리 없을 아라키감독에 대한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한 탓이다. 팔로 연신 눈가를 닦아내는 그의 에이스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모습이라든지 차분하게 패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그 감독의 얼굴이라든지. 보자마자 갑작스럽게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일단의 문제는, 그에게 연락을 할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버린 것 같다는 사실이다. 사나다는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을 열어 몇 번이나 메시지 창을 열었다가 닫았다.

정신 사납게 뭐 하는 거야. 다 먹었으면 얼른 집에 가 버려!”

아하하하.”

사나다는 무심결에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저의 고민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 귀가 명령이 떨어졌다. 아주 잠시간은 당황했지만 급한 마음에 예의상의 사양도 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방을 챙겨 멨다. 덜컹 거리는 테이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접에 얼굴을 박고 음식을 흡입하고 있던 라이치의 머리를 한번 꾸욱 누르고 나서, 토도로키 감독에는 목례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순식간에 밝은 얼굴이 된 사나다의 변화만큼은 조금 눈치 챈 듯 의아하다는 얼굴로 토도로키 감독은 살짝 손을 흔들어 준다. 그에 대한, ‘고맙습니다.’라는 대꾸가 무슨 문제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한 사나다는 가게를 나서며 다시 휴대폰을 열었다. 무슨 말을 할까 하는 고민의 필터를 거치지 않고 사나다의 손가락은 누마베예요?’하는 물음을 전송했다.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몇 분이나 지나고 나서였다.

이런. 급했네.”

해서 그는 다시 자판을 누르며 사나다입니다.’라는 문장을 완성시키려 했다. 그러나 이름을 다 쓰기도 전에 전화가 울렸다. 발신인은 아라키감독이다. 뾰롱뾰롱 화면이 깜빡이자 사나다의 눈썹이 사정없이 구부러진다. 그것은 놀라움을 표현하는 사나다만의 버릇이었다. 사나다는 오히려 좀 전까지의 초조한 기색이 싹 가신 얼굴을 했고, 꾹 눌러 닫은 입꼬리 역시 부지런히 오른다. 단지 전화가 걸려왔을 뿐이다. 그런데도 연신 웃음을 터뜨리며 통화버튼에 손가락을 댄 체 누르지 않는다. 그가 연결을 결정한 것은, 전화벨이 네 번 이상 울리고 나서야다. 몇 번 소리가 터졌다는 것을 깨닫고 사나다는 얕고 긴 한숨을 내쉬며 통화버튼을 눌렀다.

, 아라키감독. 저 사나다입니다.”

하하하. 알고 있어. 바쁘니?’

아뇨. 전혀 아닙니다.”

좀 전에 뉴스에 나오더구나. 승리 축하한다. 준결승에서 만나길 바랐는데 아쉽게 됐어.’

분명 먼저 연락을 시도했는데 갑작스럽게 판도가 바뀌었다. 패장의 축언이라니 난처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바로 앞에 서 있을 때보다 더 가깝게, 바로 귓가에서 들리는 아라키의 목소리에 사나다가 또 한 번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영 어려운 사람이다. 꼴 전화선이 없어서 하릴없이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그득그득 긁는 사나다가 묵언수행을 하듯 아무 말 하지 않자 수화기 너머로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사나다와는 다르게, 그는 아마 썩 시원한 얼굴로 웃음 짓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사진처럼 사나다의 눈앞에 생생하게 떠올랐다. 아라키 감독, 잊기 힘든 인상이 아니다. 사나다는 곧바로 수긍했다. ‘첫눈에 반한 것처럼 되어버렸다.’는 것. 사실 정말로의 이유는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그러지지 않는, 그럴싸한 이유라면 그게 바로 혜안이다. 복잡하게 망울을 터뜨리는 가지들 중에 가장 뚜렷하고 길게 뻗은 선을 잡아 챈 것이다.

그리고 좀 전의 쇼트메일에 대한 대답 말인데. 누마베가 아니야. 사나다군은 어디?’

아아. 저는 다치아이가와역立会川駅이요.”

순간 소음이 부풀어 올랐다. 그것은 사나다의 목소리와 중첩되었기에 그는, 자신의 말이 제대로 전달되었을 지에 대한 확신이 서질 않았다. 다시 한 번 말해야 하나. 아라키와의 소통은 어렵다. 그렇지만 끊고 싶지는 않다. 가벼운 근심거리를 머릿속에서 굴리며 마른 입술을 한번 부비는 데 아라키가 그런다. ‘근처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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